고혈압 예방하는 최적의 운동량은?

 

고혈압은 심장, 뇌, 신장 질환 위험을 높여 조기 사망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심장마비, 뇌졸중, 심부전 등 심각한 건강 이상이 나타나기까지 뚜렷한 전조 증상이 없기 때문에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린다.

고혈압은 신체 건강뿐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준다. 2020년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된 영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44~70세 2만2천명을 대상으로 뇌 영상과 인지력 데이터를 비교한 결과, 혈압이 높을수록 인지 능력이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저하 정도가 큰 것은 아니지만 나이가 들수록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보건기구의 최신 집계에 따르면 209년 기준으로 전 세계 30~79세 성인 중 12억8천만명이 고혈압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1990년 이후 2배로 늘었다. 보건기구는 인구 증가와 고령화를 주된 원인으로 꼽는다.

 

젊을 때의 운동량 최저 기준 올려야

새해의 단골 결심 가운데 하나인 운동은 고혈압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특히 젊은 시절부터 중년 때까지 일반적인 권고 수준보다 높은 강도로 운동을 하면 노년기의 고혈압 예방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샌프란시스코캘리포니아대(UCSF) 연구진은 지난해 4월 ‘미국예방의학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미 4개 도시의 18~30세 성인 5100명을 대상으로 30년간 건강 상태를 장기추적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들의 운동 습관, 흡연량, 음주량과 혈압의 변화를 비교했다. 혈압은 1분 간격을 3회 측정했다.

그 결과 성별, 인종에 상관없이 모두 성인이 된 이후 40세가 될 때까지 꾸준하게 신체 활동량이 줄었으며, 이후 장기간에 걸쳐 고혈압 환자의 비율이 증가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는 젊은 시절의 운동이 중년기의 고혈압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걸 시사한다.

이번 연구를 이끈 제이슨 나가타 연구원은 “젊은 참가자의 거의 절반이 적정 수준 이하의 운동을 했으며, 이는 고혈압의 발생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젊은 시기의 신체 활동 최저 기준을 올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이 젊은 시절에 중간 강도의 운동을 일주일에 5시간 한 사람들을 살펴본 결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고혈압 위험이 18% 낮았다. 특히 60세까지 이런 운동 습관을 유지하는 사람들한테서는 고혈압 예방 효과가 더 좋았다.

1주일 5시간 중간 강도 운동은 세계보건기구가 좌식생활자들에게 권고하는 최소 적정 운동의 2배 수준이다. 보건기구는 2020년 중간 강도 운동을 할 경우엔 매주 150~300분, 강한 운동을 할 경우엔 75~150분을 적정 운동 시간으로 권고했다.

연구진은 “따라서 현재 가이드라인 최저치의 2배 이상 운동을 하는 것이 고혈압 예방에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

 

현재 세계보건기구는 고혈압 기준치를 수축기 140mmHg 이상, 이완기 90mmHg 이상으로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심장학회는 2017년 기준치를 ‘수축기 130, 이완기 80’으로 강화했다. 이 지침을 적용할 경우 미국 성인의 거의 절반(46%)가 혈압을 낮춰야 한다.

보건기구는 “고혈압은 저렴한 약물로 비교적 쉽게 치료가 가능하지만, 문제는 고혈압이 있는 세계 성인의 약 절반(46%)은 자신이 고혈압이라는 것조차 모르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한다.

보건기구에 따르면 한국은 고혈압 치료율이 가장 높은 국가에 속한다. 남성 고혈압 환자의 67%(세계 3위), 여성 고혈압 환자의 77%(세계 1위)가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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